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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제

나랏빚 9년 후엔 두 배로 늘어난다?

by 탄슈 2019. 10. 2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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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랏빚이 9년 후에는 두 배로 늘어난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.

빚이 많다는 지적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만...

초점을 빚의 규모에 맞추면 건설적인 지적이 어렵습니다.

그보다 중요한 건 어디에, 어떻게 쓰느냐입니다.

 

부채(빚)는 늘 골치 아픈 주제입니다.

논쟁은 있으나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.

부채가 많다는 것이나 사상 최대라거나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문제 제기의 시작점이지만 부채는 경제규모가 점점 늘어나면서 그 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에 부채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건 언제나 당연한 이야기일 뿐입니다.

 

■ 그렇다면 빚이 늘어나도 괜찮다는 건가요?

정부부채가 늘어나는 것도 나라 경제를 살리고 더 활발하게 작동하게 하기 위한 연료이니 그 자체를 뭐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.

 

그러나 그렇다고 부채가 늘어나는 걸 그냥 놔두고 바라만 보는 것도 아닙니다.

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거품을 만들고 그 거품이 꺼질 때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.

문제는 어느 정도의 부채가 과도한 부채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데 있습니다.

그래서 부채 문제는 늘 논란거리지만 그 논란이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.

불안하긴 하지만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반론이 늘 제기되기 때문입니다.

다람쥐 쳇바퀴 논쟁입니다.

 

우리나라의 빚이 9년 후에는 지금의 두 배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뜨거운 논란거리입니다만...

그렇다고 부채를 줄이거나 증가속도를 낮추는 게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합니다.

그 이유를 차근차근 들여다보겠습니다.

 

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734조 원인데 내년은 811조 원이 되고 2028년에는 1500조 원 가까이 돼서 지금의 두 배가 됩니다.

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지금은 38% 정도인데 9년 후에는 56%가 됩니다.

 

■ 빚이 많으면 줄여야 하지 않나요?

경제 규모에 비해 국가채무가 더 많이 늘어나니 부채가 빨리 늘어나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만...

그 자체를 문제라고 하긴 어렵습니다.

언덕을 올라가는 자동차의 연료 소모량이 평지를 달릴 때보다 더 많은 걸 연료낭비라고 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.

 

예를 들어 어떤 저소득층 가구에 지급하는 복지수당을 줄이거나 없애면 국가채무는 줄어들지만 그 수당이 없으면 학교를 다니기 어려운 학생의 경우는 학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.

그 학생을 지원할 경우 나중에 성인이 되어 경제활동을 하면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 국가부채를 늘려서 그 돈으로 복지수당이나 장학금을 지급하는 게 더 나은 판단이 됩니다.

 

지금 잠깐 장학금을 지급하면 나중에 이 학생은 여러 사람을 먹여 살리는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지만 지금 재정을 아끼려고 그 돈을 중단하면 나중에 이 학생이 자라 성인이 되도라도 평생 이 사람을 국가가 먹여 살리고 생계를 보조하면서 결과적으로 더 큰돈을 들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.

 

그러나 국가채무를 늘려가며 투입하는 예산과 자금이 별 효과가 없는 낭비일 경우도 많습니다.

그럴 경우 의미 없이 늘어난 부채 때문에 나중에 정작 정부 재정 투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의 정부 자금을 투입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.

그러니 재정지출을 줄이고 아끼자는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.

 

결국 국가채무 논쟁은 채무 규모가 많다든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걸 근거로 잘못됐다고 하면 언제나 반쪽뿐인 주장이 됩니다.

필요한 지출은 부채가 아무리 늘어나도 해야 하고 국가 채무가 빠르게 늘어나는 중요하고도 위험한 시기는 늘 존재하는 것이니까요.

 

■ 그렇다면 어떤 지적이 가능한가요?

그러니 이런 문제를 두고 논쟁을 하려면 아주 구체적으로 "이런 이런 지출은 낭비이거나 잘못된 지출"이니 줄이자고 해야 토론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.

 

그러나 그런 토론도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.

어떤 지역에 철도를 놓고나 학생들의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노인들에게 생활비를 조금 더 지원하는 정책이 왜 낭비인지, 왜 낭비가 아닌지, 왜 잘못인지, 왜 잘못이 아닌지를 측정하거나 계산할 기준이나 논리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.

어떤 지역에 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예산낭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.

미래에 통행량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라서 그렇습니다.

또 도로 그 자체는 쓸모가 적더라도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돈이 돌게 만드는 그 자체는 또 유용한 정책일 수도 있습니다.

국가 채무 논쟁이 계속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.

 

그럼에도 부채 논쟁의 영역은 부채의 용도에서 시작되는 게 필요합니다.

그 부채의 규모나 증가속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늘 제자리에 머무르게 됩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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